시와 찬미

율전 UBF 시와 찬미, 머무름

믿음의 종 2011. 9. 13. 12:45

머  무  름(2011.9.11)

분잡한 마음으로
종종걸음 걸으며
바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
그렇게 사는 것이
옳고 좋은 삶인줄 알았다

조금이라도 앞서서
여백없이 채우는 것이
의미있고 가치있는 삶인줄 알았다

서두르며 급히 흐르는 계곡물처럼
어차피 바다로 가면 다시 못 올텐데

그저 속력을 내기만 하면
바쁘게 살기만 하면
잘 사는줄 알았다

마음의 여백
서로 존중하는 공간

한곳에 지긋이 머물러
흘러가는 구름도 보고
하염없이 피어나는 들꽃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어주는

머무름의 신비여!
서두르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걷자
때로는 걸터앉아 쉼표도 찍자

침묵 속에서
더 선명하게 들리는 소리
흑암 속에서
더 확연하게 보이는 빛

이제는
머물러있기도 하자
혹 뒤로 물러가더라도
다시 천천히 걷자
때때로 머물기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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