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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UBF 이사무엘선교사님 선교일지

믿음의 종 2016. 4. 26. 21:41

선교일지 중에서 (2016.4.23.일, 토요일)
돔보샤바 화강암 산에서

지난 목요일에 한국어 입문과정 최종 시험을 치렀는데, 오늘은 아침 9시에 토요일반 학생 27명이 같은 시험을 치렀다. 대한민국은 이곳에서 멀고 먼 나라다. 짐바브웨 국립대학교에 개설되어 있는 외국어는 독어, 중국어, 한국어가 전부다. 짐바브웨에 진출한 한국의 기업 하나 없는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꿈을 갖고 지난 1년 동안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매우 사랑스럽다. 이번 학기는 이제 다음 주 목요일에 있을 수료증 수여 및 장학금 지급 식만을 남겨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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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안나 선교사와 나는 세 명의 형제들과 함께 돔보샤바 돌산으로 가벼운 하이킹을 떠났다. 세 형제들은 나와 꾸준하게 성경을 공부하고 있는 치쿠라, 마쉬자, 캘빈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어 반에서 만나 성경을 공부하고 있고, 매주 짐바브웨UBF 주일 예배도 참석하며 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예수님의 제자들이다.

돔보샤바는 하라레 북동쪽으로 약 35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거대한 돌산이다.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매우 특이한 산이다. 나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런 규모의 화강암 산을 아직 보지 못했다. 하라레에 오는 사람 치고 이 돔보샤바를 찾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라레 시내를 벗어나면 금방 확 트인 짐바브웨의 평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2차선 도로로 40분쯤 달리면 돔보샤바가 나온다. 입장료로 일인당 4달러를 내고 자연 그대로의 돌산을 오른다. 비스듬하게 펼쳐진 거대한 화강암 위로 끼어있는 연두색, 주황색, 회색, 검정색의 이끼들이 또 다른 탄성을 자아낸다. 마치 화가가 정교하게 그려 놓은 그림처럼 적당하게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피어있다.

“돔보”는 쇼나어로 바위이라는 뜻이고, “샤바”는 “붉은색”이라는 뜻이다. 이 주황색 이끼들 때문에 그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이 돌산 뒤편 중턱에는 넓은 굴이 있는데 이곳은 고대인들이 생활했던 주거공간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이 굴의 천정과 벽에는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그려놓은 벽화가 아직도 선명하게 보인다. 어떤 기록에는 이 그림들이 6천여 년 전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곳을 거쳐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툭 트이고 저 멀리 지평선이 원으로 보인다.

세 형제들은 짐바브웨에 살고 있지만 이곳에 처음 왔다면 즐거워했다. 우리는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중턱의 나무그늘이 있는 평평한 돌 위에서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했다. 얼마 후면 거의 석 달이나 되는 긴 방학이다. 나는 이들을 포함해서 안나 선교사와 꾸준하게 성경을 공부하며 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루빔보, 리이프, 머시, 모두모 자매들에게 이미 방학 숙제를 내주었다. 첫째는 성경을 문단을 나눠 이름을 붙이며 전체를 읽는 성경통독하기다. 둘째는 굿바이 데이팅, 디사이플스 아 메이드 낱 본, 펴포스 드리빈 리아프, 세 권의 신앙서적 읽기다. 이 책들을 장별로 요약하고 배운 점을 쓰는 것이다. 이 일곱 형제 자매들에게 두 권의 노트를 준비해서 이 숙제들을 하도록 했다.

나는 55년 전 한국에서 어떻게 우리 공동체가 탄생했는가? 거슬러 올라가 한국전쟁과 그 이후에 온 나라가 파괴되고 먹을 것이 없어 외국의 원조로 살았던 어려운 시절, 당시 한국에 와서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 자신이 52년 전에 머더 사라 배리 선교사님을 처음 만나 성경공부를 시작했던 대학 1학년 때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여기까지 오게 된 삶의 이야기들, 하나님께서 어떻게 한국을 축복하시고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되게 하셨는지 등을 요약해서 말해줬다. 이들은 모두 진지하게 들었다.

나는 여러분들이 하나님의 소망을 붙들고 이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며, 예수님의 참 제자들이 되어 미래에 영향력을 끼치는 믿음의 조상들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얘기했다. 또한 짐바브웨가 지금은 여러모로 어렵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적으로 믿고 순종하는 예수님의 참 제자들이 일어날 때 우리의 간절한 기도인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 그래서 세계의 복이 되는 나라의 기도제목도 하나님께서 이루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한 마음이 되어 이를 위해서 머리 숙여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우리는 이 소망을 가슴에 품고 산을 내려왔다. 어느덧 해는 서쪽 지평선으로 떨어지면서 온 땅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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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uel Hyun Jung Lee님의 사진.
Samuel Hyun Jung Lee님의 사진.